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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교회

나눔의 교회 - 은혜와 간증

무지개 방앗간 [좋은 신문 9월호 中]

곽충환목사 2005.09.15 07:30 조회 수 : 4352

                        [무지개 방안갓]


상큼한 여름 바람타고 진수가 우리 교회에 왔습니다.
진수는 태어난지 50일된 남아입니다.
진수 엄마는 미혼모인데다, 몸까지 아파서 아가를 도저히 키울 수 없어 대한사회복지회에 맡겼습니다.
진수가 입양을 기다리는 동안 우리 교회 권사님이 위탁모가 되었습니다.
권사님은 아가가 하나님의 은총을 듬뿍 누리도록 정성으로 예배에 데리고 왔습니다.
함께 지내는 10개월 동안 잠시 대모(代母)가 되어 성탄일엔 유아세례도 받게 했습니다.

아가는 첫돌을 얼마 남겨두고 미국으로 입양되었습니다.
입양자료엔 아이의 유아세례 받은 자료도 첨부하여, 신앙 안에서 키워 달라는 부탁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그 이듬해 봄,
미국의 양부모로부터 아이의 소식이 봄바람처럼 날아왔습니다.
7장이나 되는 파일에 사진을 가득 붙이고는 그 밑에 일일이 설명을 해 놓았습니다.
그곳엔 진수의 행복한 모습이 담겨있었습니다.

미국에 입양 온 그해 여름부터 가을 그리고 성탄절까지, 놀러갔으면 놀러갔다고, 생일이면 생일이라고, 
첫 번 배 타면 배 탔다고...등에 업고 가슴에 안고...지극한 사랑으로 사진을 찍고 정리했습니다.
그것도 부족해 빈 여백에 그림과 꽃까지 촘촘히 그려 놓았습니다.
'친부모도 이렇게 못하겠다'는 감탄도 잠깐, 두툼한 편지를 읽으면서 저도 그만 감동이 되어 
속으로 울고 말았네요.

왜 그랬냐구요?
한국 아이를 둘이나 입양해 서로 외롭지 안하게 하려는 배려도 그랬거니와,
그들 아버지의 사망, 어머니의 무릎 수술, 언니의 암 투병 등 싸워야 할 인생의 짐들이 참 많건마는,
그런 와중에서도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하다'는 그 예쁜 고백이 단지 인사치레의 말로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진수는 지금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궁금해 하는 권사님 가정에도 진수의 서툰 그림과 어쩌다 한글이 섞인 소식이 나풀나풀 날아옵니다.
양부모는 아이가 언젠가는 찾게 될 자신의 뿌리에 낯설어하지 아니하도록 사려 깊은 배려를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진수도 한국에 오겠지요.
그 때 말해주고 싶습니다.
네가 유아세례 받은 곳이 바로 이 나눔의 교회며,
너는 그 때 이미 너를 아꼈던 이 분들처럼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노라고,
유아세례 장부도 잘 보관해야 되겠네요.
하나님이 점찍어 놓은 진수의 첫 믿음의 고향을 증거해야 하니까요.

그런데요, 이를 어쩌나요.
"낳은 정 보다는 기른 정"이라더니 권사님 부부는 진수 소식을 들을 때마다 뚜엣으로 하늘보고 우네요.
그 놈의 정이 무엇인지...
결국 두 분은 나이 오십 넘어 쉰둥이를 낳았습니다.
예쁜 공주님으로, 그리고 호적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참 재주도 좋으십니다.
하나도 배 안 아프게 낳았으니까요.

이 공주님은 성깔이 대단해서 자기 맘에 안 맞으면 한바탕 난리 부루스를 치지만, 
교회오기 만은 손꼽아 기다린답니다.
처음과는 달리 요즘은 얼마나 밝아지고 인사를 잘하는지 모릅니다.

이렇게 함게 나누는 삶이 있어 이세상은 아름답습니다.
나눔의 교회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무지개 방앗간이고 싶습니다.
벌써 가을바람이 불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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