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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교회

CBS 5분 메세지

5분 메세지 2007년 4월 12일 방송

NCB 2007.05.02 01:58 조회 수 : 8224

5분 메시지

오늘은 제가 쓴 시 한편을 읽어 드리겠습니다.

 

  오전엔 발인 예배로

  오후엔 돌 예배에

  저녁엔 아기 출생 축하를

 

  그렇게 보낸 토요일 하루

  이처럼 봄소식이 화사할 땐 결혼식 주례

 

  자동차 안엔 언제나 검정 넥타이

  가는 곳 따라 코디하는 연출이라

  넥타이를 갈아 차듯 내 감정도 바뀌어야지

  즐거워하는 자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로 함께 울어야 한댔지

 

  김집사님 장례에선

  죽어야 다시 사는 인생의 겸허를

  하빈이 돌에서는

  함께 자라 나갈 교회의 꿈을 읽고

  새 아가 이름 지며 만날 설레임은 차라리 신비

 

  봄인가 했더니 여름이 오듯

  홀연히 찾아올 인생의 겨울

  내 인생의 사계는 어디쯤일까

  지금은 차마 보내기 아쉬운 봄날이어라       

 

어느 따사로운 봄날 토요일에, 목사인 저는  

오전엔 장례식 예배를 드리고, 오후엔 뷔페 집에서 돌잔치 예배를 드리고,

저녁엔 위급한 산모의 연락을 받고, 아가의 출생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하루에 탄생과 죽음을 모두 보게 되는 것이지요.

어느 때는 결혼식 주례와 겹치는 날도 있습니다.

 

오전엔 검정 넥타이 매고 애도의 마음으로 예배드리고는,

오후엔 돌잔치에서 기쁨으로 표정을 바꾸어야 합니다.

시신을 만졌던 손으로 아이의 머리에 축복기도 해 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내 감정에만 충실할 수 없어 분위기에 맞추어 보려고 하지만

배우가 아니어서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도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하잖아요.

그 때 그때 맞는 코디 연출도 해야 하기에 검정 넥타이는 늘 가까운 곳에 놔두고

사는 것이 목사의 삶입니다.

 

언제나 5분 대기조처럼, 연극하는 배우처럼 살아야 하지만, 그래도 목사가

가는 곳마다 교인들이 위로 받고 기뻐하는 모습에 목사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룻날에 인생의 사계절을 보면서 흐르는 세월을 실감합니다.

아가의 이름을 지어준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초등학교 입학을 하고,

결혼한다고 주례 부탁 받은 것이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 아이의 학부형이

되었지요. 아직도 할일이 창창한 집사님이 어느 날 암 선고를 받고 마지막 날을 맞기도 합니다.

봄날인가 싶으면 여름이듯 내 인생의 사계도 그렇게 나 모르는 사이에 신속히 지나가겠지요.

정신없이 살다가 만나게 될 내 인생의 겨울은 어디 쯤 일까요?

남은 날을 계수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래도 지금은 차마 보내기 아쉬운 봄날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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